기독교역사硏 ‘선교사사전’ 펴내
고향-전공-파송단체 등 상세 수록아펜젤러(아편설라·亞篇薛羅), 언더우드(원두우·元杜尤), 스크랜튼(시란돈·施蘭敦) 부인, 레이놀즈(이눌서·李訥瑞)….
개신교 전래 초기 활동했던 선교사들의 우리말 이름과 이를 한자로 표기한 것이다. 개신교 선교 100주년이 되는 1985년까지 우리나라에서 사역한 선교사 2749명의 활동상을 담은 ‘내한선교사사전’이 최근 발간됐다.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이사장 윤경로)가 펴낸 1520쪽 분량의 사전에는 각 선교사의 출생과 사망 연도, 고향, 전공, 파송 단체, 한국에서의 활동이 자세히 수록돼 있다. 이들 외에도 사역 내용은 발굴하지 못했지만 국내 사역이 확인된 430명 선교사의 이름과 성별, 파송 교단, 내한 시기가 별도로 담겨 있다. 특정 국가와 관련된 선교사들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자료를 출판한 것은 세계 선교 역사에서도 드문 일로 평가된다.
1994년 연구소가 출간한 ‘내한선교사 총람’이 이번 사전 출간의 밑거름이 됐다. 2015년부터 선교사 명단을 다시 정리하고 교단별로 추가 자료를 입수한 뒤 지난해 본격적인 집필에 착수했다. 선교사들의 활동뿐 아니라 주요 저술과 참고문헌까지 정리했다.
서울 마포구 동교로 연구소에서 14일 만난 이순자 책임연구원은 “그동안 개별 교단에서 진행됐던 선교 역사를 한자리에 모았다는 의미가 크다”며 “이 사전이 향후 선교사 연구의 내비게이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집필에는 이덕주 전 감신대 교수를 비롯한 90여 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했고, 여러 기관과 교회들이 권당 25만 원에 해당되는 출간 비용을 부담했다. 초기 선교사들의 활동에 큰 영향을 준 ‘학생자원운동’ 방식을 활용한 것이다. 이 운동은 18, 19세기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향후 각 교단을 통한 선교사 파송으로 이어졌다.
이 책임연구원은 “장로교와 감리교에 비해 다른 교단들은 자료가 부족해 아쉬웠다”며 “각 교단을 통해 향후 자료가 보완되면 사전의 내용이 더욱 충실해질 것”이라고 했다.
올해 설립 40주년을 맞은 연구소는 22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교회 선교관에서 내한선교사사전 출간 감사예배를 드린다. 사전 관련 문의는 연구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