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정보 :
366쪽, 20,000원
지은이 머리말
근래에 들어서 선교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것은 한국교회가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복음을 전해준 선교사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제 한국교회가 영·미계 선교사들에게서 선교를 받던 피선교국에서 명실 공히 세계 각지로 선교사를 보내는 선교국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도 1990년대에 들어서부터 선교사에 대한 관심을 갖고, 1992년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의 연구프로젝트의 하나로 박혜진 선생과 함께 선교사들의 간략한 약력을 정리하여《내한선교사 총람》(1994)으로 펴낸 바 있다. 그리고 학술 심포지엄과 논문집을 통해 간간이 선교사에 관한 몇 편의 글을 발표하였다. 이 책은 이러한 선교사에 대한 글들을 모아서 대상 시기적 순서에 따라 편집한 것이다. 대략 시기적으로는 한말부터 일제 강점기에 해당한다. 처음부터 한권의 책을 만들 의도로 쓴 글들은 아니기 때문에, 이 시기에 포함되어야 할 중요한 주제들이 빠져 있고, 내용상 약간 중복되는 곳도 눈에 띈다. 그러나 필자의 게으름으로 내용상 오류가 없는 곳은 그대로 두었고, 빠진 주제들을 다루는 것은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였다. 대신 자료를 번역한 부록을 첨부하여 다루지 못한 주제들을 보충하고자 하였다.
정리를 해놓고 보니, 주로 선교사와 일제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한 연구가 되었다. 학계에서 일제와 선교사의 관계에 대해서는 우리 근대사 내지는 민족문제에 끼친 영향과 관련하여 대체로 긍정적인 견해와 부정적인 견해로 나뉘어 있는 듯하다. 즉 일반사에서는 선교사가 제국주의 세력의 앞잡이라는 좌파적인 인식에서 한국에 파송된 선교사들도 같은 제국주의 국가인 일제와 친화관계를 유지하고, 한국교회가 항일운동 내지 민족운동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영향력을 미침으로써 일제의 침략과 식민지배에 협력하였다는 부정적인 견해이고, 다른 하나는 주로 기독교계 내부에서 주장되는 것으로 비기독교 국가인 일제에 의해서 한국이 침략과 식민지배를 받았으므로 이 과정에서 기독교 내지 선교사는 복음전도와 교육을 통하여 한국인의 의식을 깨우쳐 기독교인들로 하여금 사회와 민족에 관심을 갖게 함으로써 항일운동과 민족운동에 기여하였다는 긍정적인 견해가 그것이다. 이러한 주장들은 부분적으로는 모두가 사실이나, 이를 좀더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당시의 상황과 국제정세, 선교부의 정책, 일제의 선교사에 대한 정책의 변화 등 상황과 구조적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여기에 모은 글들은 모두가 이러한 시각에서 서술한 것들이다.
여기서 선교사에 대한 객관적인 연구와 평가를 위하여 한 가지 더 고려해야 할 사항은 선교사에 대한 객관적 인식이다. 우선 선교사는 우리 민족의 일원이 아니라 외국 국적을 가지고 그 나라의 지시와 보호를 받는 외국인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그들에게 인류 보편적이고 인도적인 처신 이외에 그 나라의 지시에 거슬러 우리 민족이나 정부에 충성하거나 지원하도록 요구하거나 기대할 수 없다. 더욱이 당시에 우리 민족이 가졌던 민족의식이나 우리나라에 대한 애국심과 충성심을 그들이 가져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며, 또한 주체적 입장에서 바람직한 것도 아니다. 다음으로 선교사가 한국에 온 목적은 어디까지나 복음 전도와 교회의 설립이다. 따라서 그들이 부정하고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하지 않는 한 그 목적을 효과적이고 충실히 수행하려는 노력을 비난할 수 없다. 또한 선교사들도 그들이 처한 시대와 그들이 성장한 문화적 한계, 개인의 성격차 등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 점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당시 선교사들이 가진 인식과 견해가 현재 우리의 그것과 같지 않다고 해서 무조건 매도하기 보다는 왜 그들이 그러한 인식과 견해를 가지게 되었는지를 규명하여, 그들의 존재 의의와 한계를 명확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이 부족한 글들을 발표할 기회와 묶어서 한권의 책으로 발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에 감사드리며, 편집과 교정에 수고해 주신 동료 연구원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아무쪼록 이 책이 이 땅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수고한 선교사들을 좀더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2006년 8월
김 승 태
차 례
간행사 / 3
지은이 머리말 / 5
Ⅰ. 양화진 외국인 묘지 설정 과정과 선교사․11
1. 머리말ㆍ11
2. 개신교의 전래와 양화진 외국인 매장지 설정 과정ㆍ12
3. 외국인 묘지에 묻힌 대표적인 개신교 선교사들ㆍ 26
4. 맺음말ㆍ38
Ⅱ. 한말ㆍ일제 침략기 일제와 선교사의 관계 연구, 1894~1910ㆍ39
1. 머리말ㆍ39
2. 일제의 선교사 견제기(1894~1905)ㆍ42
3. 일제의 선교사 회유․이용기(1906~1910)ㆍ52
4. 맺음말ㆍ75
Ⅲ. 한말 캐나다장로회 선교사들의 한국선교 연구, 1898~1910ㆍ77
1. 머리말ㆍ77
2. 캐나다장로회의 한국선교 배경ㆍ80
3. 한말 캐나다선교사들의 선교활동과 일제와의 갈등ㆍ104
4. 맺음말ㆍ137
Ⅳ. 일제의 제암리교회 학살․방화사건과 서구인들의 반응ㆍ141
1. 머리말ㆍ141
2. 영․미․프 영사관의 반응과 역할ㆍ142
3. 재한 선교사들의 반응과 역할ㆍ146
4. 서구의 민간 여론과 해외에서의 반응ㆍ153
5. 맺음말ㆍ157
Ⅴ. 1930년대 기독교계 학교의 신사참배 거부 문제와 선교부의 대응ㆍ159
1. 머리말ㆍ159
2. 1930년대 일제의 식민지 교육정책ㆍ161
3. 기독교계 학교의 신사참배 거부 문제ㆍ169
4. 맺음말ㆍ183
Ⅵ. 일제하 주한 선교사들의 ‘신사문제’에 대한 인식과 대응ㆍ187
1. 머리말ㆍ187
2. 북장로교 선교부ㆍ188
3. 남장로교 선교부ㆍ201
4. 호주장로교 선교부ㆍ203
5. 캐나다연합교회 선교부ㆍ204
6. 감리교 선교부ㆍ207
7. 가톨릭 선교부ㆍ212
8. 일본기독교연맹ㆍ215
9. 맺음말ㆍ219
Ⅶ. 1930․40년대 일제의 선교사에 대한 정책과 선교사의 철수ㆍ송환ㆍ223
1. 머리말ㆍ223
2. 1930년대 이후 일제의 선교사에 대한 정책ㆍ224
3. 선교사의 철수와 강제 송환ㆍ227
4. 맺음말ㆍ239
【부록 1】한말 일제통감부 자료 중 기독교 관련 보고서 발췌ㆍ241
【부록 2】한국 독립 봉기(3․1운동)에 대한 비망록ㆍ263
【부록 3】3`1운동 초기 총독부 관리들과 선교사들 사이에 열린 (비밀) 회담 관련 자료ㆍ267
【부록 4】제암리교회 방화ㆍ학살 사건 자료ㆍ287
【부록 5】일본 외무성 문서 중《신사 관계 잡건》ㆍ325
【부록 6】미국 북장로회 해외선교부의 조선 문제에 대한 공식 입장(1940. 10. 21)ㆍ353
찾아보기 / 359